지중해 동쪽 끝자락에 자리한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은 고대 오리엔트 문명의 요충지였습니다. 이 지역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라는 두 대륙 문명 사이에 끼어 있어, 육상과 해상 교통의 관문으로서 일찍부터 번영을 누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지중해에서 어떤 민족들이 활약했고, 어떤 문화를 꽃피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동지중해에서 처음 두각을 나타낸 민족은 누구인가?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은 고대부터 육해 교통의 요충지로 번성했습니다.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미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카드 왕조의 통치가 끝난 기원전 2300년~2145년 무렵 이후로도, 동지중해에서는 통일된 왕조가 등장하는 모습이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통일 국가가 탄생하지 못했을까요? 그 답은 바로 지형에 있습니다.
동지중해에서 통일 국가 성립이 어려웠던 이유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은 산악 지형입니다. 동쪽으로는 사막이, 서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비옥한 토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지형 때문에 많은 인구를 부양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시 주변 국가들은 관개 농업을 통해 식량을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악 지대에서는 물이 낮은 곳에는 너무 많이, 높은 곳에는 너무 적게 분배되며, 애초에 큰 강이 흐르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라 농업만으로 다수의 인구를 부양하기란 더욱 어려웠습니다.
인구의 차이는 곧바로 국력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정치·군사적으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 밀리기 일쑤였고, 양대 세력의 각축장이 되거나 군사력의 균형에 따라 단순한 무역 거점 혹은 완충 지대로 존재하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의 활동
가나안 사람들은 어떤 민족이었을까?
고대 동지중해에서 활동한 셈족 계통 민족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기원전 15세기~14세기경의 가나안 사람들입니다.
기원전 15세기~14세기라 하면, 이집트부터 이란에 이르는 오리엔트 세계 여러 나라들이 영토 확장에 나서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나라가 팽창 경쟁을 벌이면 전쟁이 불가피하고,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자국뿐 아니라 타국 간의 무역과 인구 이동도 활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바로 이 무역의 중개자 역할을 했습니다. 노아의 방주로 유명한 노아의 손자 함이 가나안 사람들의 조상이라고 전해집니다.
가나안 사람들의 업적
가나안 사람들의 대표적인 업적은 세계 최초의 음소 문자인 '원시 가나안 문자'의 발명입니다. 훗날 페니키아인들이 이 원시 가나안 문자를 바탕으로 페니키아 문자를 만들었고, 이것이 결국 오늘날 알파벳의 원형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본래 가나안 사람들은 무역에 종사하는 상인들이었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이집트 신왕국의 영토 중 하나였고, 더 북쪽의 시리아에서는 신왕국과 히타이트가 패권을 다투는 상황 속에 이집트 출신 군인들이 대거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군인 가운데는 외국인 용병부대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외국인 군인들이 이집트 문자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표어 문자는 방대한 글자 수를 외워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소리를 나타내는 문자는 익혀야 할 글자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습니다. 이들은 이집트 문자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기억하기 쉬운 문자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이 오가는 교차로에서 무역의 중심에 섰기 때문에 새로운 문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양민족의 동지중해 진출
기원전 13세기 무렵, 그리스 에게해에서 동지중해로 '해양민족'이라 불리는 집단이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해양민족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들의 침입은 고대 오리엔트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 이집트: 간신히 격퇴했으나 국력이 소진되어, 동지중해에 대한 지배력이 크게 약화됨
- 히타이트: 멸망 ⇒ 이후 철기 문화가 확산됨
- 에게해 연안: 미케네 문명의 왕국들이 붕괴함(해양민족 침입 외에도 다른 원인이 있음)
셈족 3대 민족의 활약
특히 당시 오리엔트 세계의 양대 강국이었던 이집트와 히타이트의 쇠퇴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 두 강국에 가려져 있던 셈족 계통의 아람인, 페니키아인, 히브리인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무대에 등장하게 됩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람인: 사막을 통한 무역
- 페니키아인: 지중해를 통한 무역
- 히브리인: 유대교의 창시
각 민족의 구체적인 활동과 업적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관련 글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