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패권을 로마에 안겨준 무기, 즉 제국 시대에 로마의 호수(Mare Nostrum)로 불리게 된 바다(훗날 태평양이 스페인의 호수라 불린 것처럼)를 지배하게 해준 수단이, 정작 가장 과소평가받던 클라시스(classis, 함대)였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결정지은 주역이 해군이었음에도, 육군인 군단에 종속된 채 훨씬 낮은 위신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다. 해군을 홀대한 로마, 필연의 충돌 전까지 로마인은 사실 해군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비록 곡물 보급로 확보와 빈번한 원정군의 수송에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