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고고학적 발견

  • 로마 수로교 중 가장 높은 걸작, 퐁 뒤 가르(Pont du Gard)의 모든 것

    서기 1세기 전반기, 약 50km에 달하는 니메스 수로가 건설되었습니다. 이 수로는 우제스(Uzès)의 퐁텐 데우르(Fontaine dEure) 샘에서 물을 끌어올려 로마 식민지 네마우수스(Nemausus, 오늘날의 니메스)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직선 거리는 불과 20km이지만, 수로는 갈리그 드 님(Garrigues de Nîmes) 지역의 산기슭 지형을 우회해야 했기에 의도적으로 구불구불한 경로를 따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현재 베르퐁뒤가르(Vers-Pont-du-Gard) 마을 인근에서 수로는

  • 화살촉의 진화가 밝혀낸 것: 급격한 기후 변화 속 중석기 수렵채집인의 생존 전략

    벨기에 겐트 대학교의 필립 크롬베(Philippe Crombé)가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석기 시대 유럽 수렵채집인들이 새로운 사냥용 발사체를 개발한 배경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영토성 강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세기당 1.5~2°C씩 온난화가 진행된 결과, 중석기 시대(약 11,000~6,000년 전)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은 해수면 상승, 잦아진 가뭄, 동식물의 이주, 산불 증가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것과 놀랍도록 유사한 환경 위기를 경험했습니다.크롬베는 사냥용 화살촉으로 쓰인 작

  • 프랑스 '불가사의의 계곡' — 유럽 최대 규모 청동기 시대 암각화 4만 점이 잠든 신성한 산속 성소

    프랑스 남부 메르캉투르 국립공원(Mercantour)에 자리한 불가사의의 계곡(Vallée des Merveilles)은 그 어떤 의미에서도 예외적인 장소입니다. 특히 역사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곳인데, 바로 이곳에서 유럽에서 가장 많은 40,500점이 넘는 청동기 시대 및 초기 청동기 시대의 야외 암각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계곡의 암각화는 주로 프랑스 멘통(Menton) 북쪽에 위치한 베고 산(Monte Bégo)과 로셰 데 메르빌(Rocher des Merveilles) 일대, 해발 2,0

  • 이집트 시나이 고대 펠루시움에서 '원로원 건물' 발견…2,500㎡ 그리스·로마 시대 유적

    이집트 고고학 조사단이 시나이 반도 북부 텔 엘 파라마(Tell el-Farama), 곧 고대 도시 펠루시움(Pelusium) 유적에서 그리스·로마 시대에 축조된 거대 건물의 일부를 발굴했습니다. 조사단은 이 건물이 고대 원로원의 회의석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펠루시움 또는 펠루시오는 고전 작가들이 기록에 남긴 명칭으로, 이 도시의 본래 이름은 페르아몬(Per-Amón)입니다. 앞서 페르시아 군대가 전장에 고양이를 풀어 이집트군을 제압하고 승리를 거둔 펠루시움 전투를 다룬 기사에서도 이 도시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이 유

  • 청동기 시대 지중해를 누비며 구리 주괴를 어깨에 짊어진 키프로스 사람들

    후기 청동기 시대에 키프로스 섬에서 생산되어 지중해 전역으로 퍼져나간 소가죽형 주괴(oxhide ingots)는 대부분 구리로 만들어졌으며, 드물게는 주석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소 가죽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이 금속판들을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왜 소 가죽 모양이었을까?이 주괴들은 최소한 기원전 1500년부터 구리를 해상으로 운송하고 지중해 전역에 대량 판매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기원전 1000년경에는 그 사용이 사라졌습니다.주괴의 네 모서리마다 손잡이처럼 돌출된 부분이 달린 모

  • 380만 년 전 '루시의 조상'의 얼굴이 밝혀졌다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두개골 최초 발견

    잃어버렸던 얼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Australopithecus anamensis)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석 인류 루시의 종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의 조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종은 턱뼈와 치아 조각 등 제한적인 유해를 통해서만 존재가 확인되어 왔습니다.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Cleveland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요하네스 하일레-셀라시에

  • 울루부룬(Uluburun) 난파선의 환상적인 화물: 기원이 베일에 싸인 청동기 시대 상선

    우연히 발견된 청동기 시대의 보물선1982년, 터키 카슈(Kaş) 연안에서 해면을 채집하던 한 아마추어 다이버는 놀라운 것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청동기 시대 말기인 기원전 14세기에 침몰한 선박과, 그 배에 실려 있던 화물 전체였습니다.이 난파선은 발견된 장소, 즉 안탈리아 주 카슈 남동쪽 해안의 같은 이름의 곶을 따라 울루부룬(Uluburun)이라 불립니다. 선박은 해안에서 60m 떨어진 최대 수심 61m 지점에서 발견되었으며, 인양 작업이 시작된 것은 2년 뒤인 1984년이 되어서였습니다.선박과 화물의 인양에는 무려 10년이

  • 오스트리아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곡물 반지'의 정체…식량이 아닌 의식용품 추정

    청동기 시대 신비한 고리 유물, 국제학술지 PLOS ONE에 공개PLOS ONE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청동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신비한 고리 모양 유물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형태의 곡물 가공품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오스트리아 고고학 연구소(Austrian Archaeological Institute) 소속 연구진이 수행했습니다.농경 흔적보다 더 희귀한 음식 준비의 증거고고학 기록에는 당대의 농업 관행이 비교적 잘 남아 있지만, 고대 문화권에서 음식이 실제로 생산되고 조리되는 과정까지 밝혀진

  •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이 산 도시, 아르빌 성채에 남겨진 마지막 한 가족

    근동과 중동에는 비블로스, 시돈, 예리코, 수사 등 그 역사가 확실하게 입증된 고대 도시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아르빌(Erbil)입니다. 이 도시의 중심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이 끊임없이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진 요새화된 언덕, 아르빌 성채(Erbil Citadel)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NASA는 위성 Landsat 8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현대적인 도시에 둘러싸인 작은 성채는 마치 바퀴처럼 보였는데요. 편집자 카샤 파텔(K

  • 차탈회유크 주민들, 9,000년 전부터 겪었던 전형적인 도시의 문제들

    약 9,000년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농경 공동체 중 하나인 차탈회유크(Çatalhöyük)의 주민들은 현대 도시 생활의 위험 요소를 가장 먼저 경험한 인류였습니다.현재 터키에 위치한 차탈회유크 유적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절정기에 3,500명에서 8,000명에 달했던 이곳 주민들이 과밀화, 감염병, 폭력, 환경 문제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2019년 6월 17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된 논문에서 국제 생물고고학자 팀은 차탈회유크에서 발굴된 인골에 대한 2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견들을 상세히

  • 실루리아기 가설: 인류 이전에 산업 문명이 존재했을까? 지층 속 선주문명의 흔적

    만약 수백만 년 전, 우리 인류보다 먼저 산업화를 이룬 문명이 지구에 존재했다면, 그들은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요? 그리고 그 흔적은 오늘날 우리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남아 있을까요? 이 파격적인 질문이 2018년 로체스터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 아담 프랭크(Adam Frank)와 NASA 고다드 연구소 소장 개빈 슈미트(Gavin Schmidt)가 실루리아기 가설(Silurian Hypothesis)이라 불리는 연구를 발표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실루리아기 가설이라는 명칭은 지능형 파충류 종족이 등장하는 TV 시리즈 닥터 후(Doct

  • 핀란드 철기시대 레반루타 매장지 보석 금속, 남부 유럽에서 유래했다

    핀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인 레반루타(Levänluhta) 매장지에서 인골과 함께 발견된 장신구 재료가, 기존 학계의 통념과 달리 남부 유럽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핀란드 남서부 이소키뢰(Isokyrö)에 위치한 레반루타 유적은 서기 300~800년, 즉 지중해 지역보다 늦게 시작된 핀란드 철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호수에는 주로 여성과 어린이로 구성된 약 100명이 안치되었으며, 일부 고인은 구리·청동·황동 합금으로 만든 팔찌와 목걸이를 착용한 채 묻혔습니다.연구를 이끈 엘리사베트 홀름크비스트

  • 키프로스 앞바다서 '온전한' 로마 난파선 발견…동지중해 해상 무역 연구에 새 이정표

    키프로스 공화국 고대유물부는 어제(현지시간), 키프로스 대학교 해양고고학연구소 소속 연구진이 섬 남동쪽 프로타라스(Protaras) 마을 인근 해안에서 로마 시대 난파선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해양고고학 전문가인 스텔라 데메스티차(Stella Demesticha) 박사가 이끄는 키프로스 대학교의 고고학자·자원봉사자 팀은 현재 대학교 토목공학부 및 키프로스 고대유물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의 정밀 기록화와 보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조사 결과, 이 난파선은 시리아와 킬리키아(Cilicia) 지역에서 물자를 운반하던 로마 상

  • 이라크 쿠르드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 미타니 제국 궁전, 설형문자 점토판이 밝힌 고대 도시의 비밀

    독일과 쿠르드 고고학자들이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 티그리스 강 동쪽 기슭에서 청동기 시대 궁전 유적을 발굴했습니다. 케무네(Kemune)라 불리는 이 유적은 기원전 15~14세기 북부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 대부분을 지배했던 미타니 제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미타니 제국은 고대 근동(近東)에서 가장 덜 탐사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과학자들은 궁전에서 출토된 설형문자 점토판을 분석함으로써 제국의 정치·경제·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수몰됐던 고대 도시, 모술 저수지에서 모습을 드러내다지난가을 이라크 북

  • 3,200년 된 히타이트 성소 야질리카야, 부조 속에 숨겨진 고대 음력 달력의 비밀

    약 3,200년 전 고대 히타이트 제국에서 중요한 종교적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지 야질리카야(Yazılıkaya). 최근 새로운 연구 이론에 따르면, 이곳에서 발견된 석조 부조들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날짜와 대축일, 태양년을 표시하는 고대 달력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야질리카야는 터키어로 조각된 바위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대규모 청동기 시대 석회암 유적지의 부조는 수십 년간 학계의 연구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핵심적인

  • 고대 DNA가 밝힌 블레셋인의 정체, 성경 속 이스라엘의 적은 유럽에서 왔다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막스플랑크연구소·하버드대·서울시립대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성경에서 이스라엘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블레셋인이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고대 DNA 분석을 통해 확인했습니다.연구팀은 지난 30년간 지중해 연안 항구 도시 아스글론(Ashkelon)에서 발굴된 인골 샘플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기원전 12세기 무렵 블레셋인이 도착하면서 유럽계 조상이 이 지역에 유입되었음을 밝혀냈습니다.연구진은 초기 철기 시대 인구는 청동기 시대 인구와 달리 유럽

  • 레바논 나르 알 칼브 기념 비석: 람세스 2세부터 이스라엘군 철수까지, 절벽에 새겨진 3,400년의 역사

    나르 알 칼브 강(고대에는 리코스/Lycos라 불림)은 제이타 마을 근처에서 발원해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지점에서 지중해로 흘러들어갑니다. 총 길이는 불과 31km에 불과하고 여름철에는 거의 말라붙는 작은 강이지만, 이 강이 빚어낸 깊은 협곡과 하구는 고고학·역사학적으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기원전 14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곳을 통과한 장군·정복자·왕들은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 비석을 절벽 위에 새겨 넣았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나르 알 칼브 기념 비석이라 불리는

  • 시칠리아 셀리눈테 유적에서 황소 희생 의례의 최초 고고학적 증거 발견

    기원전 409년, 카르타고 군대는 시칠리아의 그리스 도시 셀리눈테(Selinunte)를 파괴하고 주민 2만 명 이상을 살해하거나 포로로 잡았습니다. 카르타고의 지배 아래 수천 명이 도시에 남았지만, 기원전 250년에는 전체 인구가 릴리베움(Lilybaeum)으로 이주하며 도시는 완전히 버려졌습니다. 그 후로 셀리눈테의 유적은 지하에 그대로 보존된 채 고고학자들의 발굴과 조사를 기다려 왔습니다.수십 년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약 2,500채의 가옥, 거리, 항구, 도자기를 생산하던 공업지역까지 포함한 도시 전체가 조사되었습니다. 고

  • 카디스의 페니키아 석관과 '결코 감사받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

    1887년, 박람회장 공사 중 우연히 드러난 페니키아 묘지1887년, 스페인 카디스에서 국제 해양 박람회가 개최되기 위해 카디스 시내의 푼타 데 라 바카(Punta de la Vaca) 일대가 정비되었다. 그런데 발굴 과정에서 지하 약 5미터 깊이에 페니키아·포에니 양식의 무덤들이 늘어선 네크로폴리스(고대 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안타깝게도 부장품 상당수는 작업 인부들에 의해 빼돌려져 개인 수집가들에게 팔려 흩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잊히지 않을 보물 하나가 세상에 나왔다. 바로 암반 속에 안치된 채, 다듬은 석재로 덮고

  • 다윗 왕이 피신했던 고대 도시 '시글락'의 실체 — 이스라엘 발굴 현장에서 밝혀진 성경 도시의 흔적

    호주와 이스라엘 고고학자 공동 연구팀이 이스라엘 키르야트 갓(Kiryat Gat) 마을 인근 텔 아라이(Tel a-Rai) 유적지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고대 도시 시글락(시클락, Ziklag)을 발굴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출토 유물의 연대는 기원전 10세기 초, 즉 다윗 왕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이번 발견은 일부 학자들이 주장해 온 다윗이 단순한 지역 족장이 아니라, 당시 생각했던 것만큼 강력하지는 않더라도 유다 지역의 통합 왕국을 실제로 통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론에 무게를 실어주는 결과입니다.시글락은 성경의 여호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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