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도시, 그리고 한 남자의 등장14세기 중반의 로마에는 고대의 영광을 짚어볼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후기 중세 건물들 사이에 드문드문 놓인 유적 더미와 오랜 세월 명문의 명맥을 이어온 몇몇 귀족 가문이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교황청마저 아비뇽으로 자리를 옮긴 뒤였습니다. 1309년 클레멘스 5세는 팽팽하게 긴장된 로마 정국을 피해 아비뇽으로 떠났는데, 당시 아비뇽은 프랑스령이 아니라 나폴리에 속한 지역이었습니다. 임시 체류로 시작된 이 행보는 68년과 7명의 교황(서구 분열 시기의 교황들은 제외)에 걸쳐 이어